[단독]법원행정처 폐지…법관들의 생각은?

2018-12-07 20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은 공정함을, 칼은 엄격함을 뜻합니다. 

눈을 가린 이유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이죠. 

하지만 지금 우리 사법부, 재판거래 의혹으로 정말 정의로웠던 것인지 의심받고 있습니다. 

법원행정처 폐지라는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법원 내부에선 우려가 큽니다. 

법관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성혜란, 윤준호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법농단' 의혹의 줄기를 따라가면 바로 이 '법원행정처'가 있습니다.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한 의혹이 하나 둘씩 불거졌기 때문인데요.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뒤 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대신 '사법행정회의'의 신설을 추진해 권한을 모두 넘기겠다는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법원, 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의 의견은 어떨까요. 

사법행정회의에 전권 부여 찬성은 전체의 10% 뿐이었습니다. 

심의기구 정도로 힘을 빼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입니다. 

국회나 법무부 등이 외부 인사를 구성원으로 추천하기 때문에, 삼권 분립을 해친다는 우려입니다. 

이 때문에 법관이 아닌 외부 인사를 전체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응답자 162명 가운데 131명, 80%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동료 탄핵 촉구안 의결로 논란을 일으켰던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대해 판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대한 판사들의 시선은 법원행정처를 대신할 사법행정회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를 묻는 질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응답자의 다수인 72명이, 전국법원장회의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똑같은 추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답한 겁니다. 

그러면서도,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과연 이름처럼 대표성을 띄느냐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한 법관은 "자기 주장이 강한 몇 사람의 의견을 사법부 전체 의견인 마냥 기정사실화하는 법관대표회의를 보면서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오늘 전국 법원장들과 만나 사법부 위기 수습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채널A 뉴스 윤준호입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윤준호 기자 hiho@donga.com 
영상취재 : 김재평 김기범 
영상편집 :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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